오랜만에 누군가와 꽤 길게 통화를 했다.
얼마 전 인터넷 어딘가에서 번역가 양성 교육을 지원해주겠다는 광고를 보고 내 전화번호를 기입했었고 그 곳에서 전화가 온 것이다.
상담사는 번역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것이 필요하고, 그 준비를 어떻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를 정말로 자세히 알려주었다. 쓸데없이 아직 한참 뒤인 자격시험이 언제인지, 일 년에 몇 번 있는지, 그 시험은 오픈북으로 진행되는 시험이라는 것 등. 또 번역가가 되면 A4 용지 한 장 당 얼마를 받게 될 것이라고, 한 달에 약 얼마의 수입이 있을 거라는 것까지. 그러나 나는 점점 다른 얘기를 듣고 싶어졌다. 정말 현실적인 의문점. 그래서 훈련비용은 얼마인가요?
미안하다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30분 넘게 사지도 않을 사람에게 헛심을 쓰게 한 것이 미안해서 죄송하단 말이 자연스레 튀어나왔다. 근데 끊고 나니 내가 왜 미안해했나, 그런 생각이 또 들었다. 말이 날 도와준다는 거지, 사실은 자기네들도 다 돈 벌려고 한 거 아니었나. 내가 왜 미안해해야 하는 거지.
주위를 잘 살펴보면 이런 구조가 많은 것 같다. 부자들은 자기보다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벌고, 그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돈을 버는 것. 자본주의사회 뒤집어엎자! 이런 얘기하려는 건 아니고. 그냥 나는 세련되게 벌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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