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군(MC그리)에게 해주는 조언
(고등래퍼 6회)
"할 말 있으면 제 앞에 와서 하세요. Okay?"
이 말은 쫌 넌센스다. 일단 형식적으로는 존댓말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웬만한 반말보다도 사가지가 바가지다. 누구보고 와라 말라야.. 뒤에 Okay는 뭐야 버르장머리 없이. 전형적인 힙합을 글로 배운 래퍼 지망생. 저런 표현과 저런 말투가 힙합인 것이 아니라 저 말을 하기에 앞서 보여주고 증명하는 것이 힙합(=멋있는 것)인 것이다. 다른 고등학생 참가자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무대를 보여준 후에 한 저 멘트는 최악이었다.
무엇보다 본인이 무엇으로 먹고 사는 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그의 아버지 김구라는 빠른 하차, 그리고 논란거리 하나 없는 사과문으로 사과의 모범답안을 보여줬고, 연예인이란 직업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보여줬다.) 연예인이란 직업이 원래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인데, 자기 랩 못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한테 직접 와서 말하라니. 내가 왜 연예인 비판하는데 내 지인도 아니고 직접 찾아 봬서 비판의 말씀을 올려야 하나. 연예인 흉보는데 내가 연예인이랑 직접 아는 사이여야하나? 사실 지금까지 그런 댓글 단 적 없었는데 오히려 달고 싶어졌다.
(비슷한 예시로 아프리카BJ 최군이 있다. 얼마 전 지나가는 사람에게 군대 가라는 소리를 듣고, 쌍욕을 되돌려주는 동영상을 보고 최군 진짜 못났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그 욕에는 ‘저 아세요?’가 포함돼있었고, 쌍욕을 한 뒤 “아니 이렇게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요”라는 비겁한 변명을 해댔다. 너무 못나서 사진도 생략하겠다.)
어린 친구에게 너무 쏘아 붙였나. 사실 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람인데. 당연히 모르는 사람이 자신을 욕하면 기분이 나쁠 테다. 하지만 대중들의 관심으로 받는 피해는 무시하고, 떡고물만 얻으려하는 것은 이기적이다. 냈던 노래들로 번 돈엔 미소 짓고 그 노래가 구리다는 비판에는 인상 쓰는 태도는 연예인으로써 부적격이고, 더욱이 힙합이 아니다. 대중들에게 힙합 한다고 간판을 내걸었다면 힙합스럽게. 못하는 거 인정하고 비판을 달게 받던지. 아니면 저따위 말 할 시간에 더 노력해서 증명하던지, 하는 것이 옳다. 연예인에게 ‘유명세’는 반드시 내야하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는 세금이다.
(마이리틀텔레비전 90회)
그래도 아직 어린 친구이니 한 번 더 이해해 보려고 한다. 실제로 사람들도 아직은 이해 해주는 듯하다. 유재석이 무한도전 욕먹는 게 화나서 “시청자 여러분, 모든 비판은 제 앞에 와서 해주시길 바랍니다. OKAY?”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보면 동현 군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는 것이다. 위 사진은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하는 그의 아버지에 의해 나름 스타가 된 일반인 홍성란 씨의 ‘첫 마리텔 단독방 소감’. 동현 군에게, ‘그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너무 기뻤던’ 순간을 떠올려보기를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동현 군에게 애정 어린 조언. 동현 군, 진짜 랩은 관둬.. 그 정도 했으면 아닌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