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 크리처> [부산국제영화제&칸영화제 상영작]
젠틀 크리처 A gentle Creature
감독/각본 : 세르게이 로즈니차 Sergei LOZNITSA
배우 : 바실리나 마코브세바 Vasilina MAKOVTSEVA / 마리나 크레취체바 Marina KLESHCHEVA / 리아 아히드쟈코바 Lia AKHEDZHAKOVA
발레리우 안드리우타 Valeriu ANDRIUTA / 세르게이 콜레소프 Sergei KOLESOV
제 70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
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월드시네마 부문
러시아의 어느 시골 마을. 낡은 버스 한 대가 멈추고 지나간 자리에 한 여인과 그리고 마치 그녀의 앞날을 암시하는 듯 한 흙먼지가 남아 있다. 여인(바실리나 마코프세바)은 남편을 교도소에 보내고 홀로 지내고 있는데, 어느 날 교도소로 보낸 소포가 아무 이유 없이 반송되자 직접 교도소에 찾아가기로 결심한다.
교도소가 있는 시베리아의 한 마을은 교도소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마을처럼 보인다. 다르게 생각하면 영화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마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영화에서 주인공이 겪는 폭력들이 너무나 현실적이기 때문에 가상공간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가본 적 없는 시베리아 한 가운데에 떨어진 느낌.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춥다.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에 들어가는 이야기인데, 한 번도 토끼를 의심하지 않으며, 속고 속아도 화를 내지 않는 주인공이 바로 젠틀 크리처이다.
143분의 러닝타임을 꽉 채워 러시아의 현실을 묘사한다. 잉여로워 보이는 롱테이크도 알고 보면 열심히 영화의 현실감을 더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또 다시 토끼를 따라가는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제 70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무관에 그치자 많은 기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작품.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모티브로 했다.
국내 개봉한다면, 포스터는 꼭 손을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