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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본색 : 16년 7월 12일에 본 것

김한우 2016. 7. 12. 17:13

오늘 본 것: 아빠본색 (채널A, 2016년 7월 6일 첫방)

 

 

  아빠들좀 가만히 냅둬

 

 

  세상에 사연 없고 할 말 없는 아빠가 어디 있을까. 항상 감정을 숨기고 살았다는 아빠들의 본색을 드러내겠다는 이 프로그램은 착하다.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게 방송의 역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작진의 계획대로라면 이 프로그램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낼 확률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1화를 보고 몇 가지 의문점이 들었다. 먼저 방송에 나오는 아빠들은 진짜로 감정을 숨기고 살았던 소외된아빠들인가. 김구라, 김영호, 이창훈. 셋 모두 사연이 있는 아빠들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반적인 우리 주변의 흔한 아빠들을 대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둘째로 이들이 내는 목소리는 진짜목소리 인가. 셋 중에 가장 진짜인 것처럼 느껴진 것은 김구라 방송 부분이었는데 이는 부자의 대화가 둘만 있는 집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둘의 대화는 정말로 마음속에 있던 얘기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대화는 공교롭게도 듣는 사람들이 궁금해할만한 얘기를 골라서하는데 누구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야 할 수 있는 대화가 이렇게 쉽게 사람들에게 들려지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이혼한 부모를 갖고 있는 고등학생 아이의 얘기가 거짓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고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단지 인물들이 움직일 때마다 따라 움직이는 무인카메라가 수 십대 설치되어있는 이 집안에서 펼쳐지는 강압적인 진지토크는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아빠는 아빠로서 해야 할 얘기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대한민국 대표 방송쟁이로서 할 얘기를 하는 것인가. 불편한 얘기일수록 대화로 풀어야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굳이 방송에 얘기함으로써 풀어야 하는 것일까. 애환을 풀어줘야 하는 이 방송이 오히려 더 고통을 주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