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니모를 찾는 아빠의 성장기. <니모를 찾아서>
김한우
2016. 7. 13. 20:46
니모를 찾아서 (2003)
얼마 전 개봉한 <도리를 찾아서>가 박평식 평론가로부터 별 3개 반을 받은 것을 보고 이 영화를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 <니모를 찾아서>를 찾아서 봤다. 요새 애니메이션 추세가 어른들도 함께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은데 2003년 제작된 <니모> 또한 상당히 어른들도 즐길 수 있는 이야기였다. 이 추세가 십 몇 년 전부터 지속돼온 추세인지 아니면 애니메이션 제작자들이 원래 어른들도 겨냥하는 건지 생각하게 됐다. 애초에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무의미한 것 같기도 하다.
<니모>는 자식의 성장기라기보다는 아빠의 성장기에 가깝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와 수천마리의 알들을 모두 잃어버렸던 아빠 말린은 병적으로 니모를 아낀다. 자식 한 명만 잃어버려도 제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 말린의 지극한 보살핌은 당연해 보이지만 아이의 입장에선 이는 아빠의 괜한 걱정이다. 아이가 성장하면 언젠가 부모의 품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희생의 아픔을 겪었던 부모에게도 아이가 성장했으니 이제 놓아주라는 것을 강요할 수 있을까. 내 목숨과도 같은 내 자식을 Let go 할 수 있을까. 뭐 이런 심각한 생각을 해보았지만 영화 자체는 재밌었다. MVP는 거북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