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BIFF] 토니 에드만 / Toni Erdmann

김한우 2016. 10. 29. 17:27

2016년 부산 국제 영화제 월드 시네마 부문

 

토니 에드만 Toni Erdmann

 

감독: 마렌 아데 / Maren ADE

 

 

 

 

 영화 속 삽입돼있는 노래가 어떤 다른 가수의 노래보다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아마 영화 러닝타임 내내 한 인물을 지켜보며 그의 속마음을 알게 되고 감정 이입을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 오랜만에 그런 노래가 있는 영화를 찾았습니다. 바로 <토니 에드만>입니다. (노래 제목은 안타깝게 못 찾겠습니다)

 

 

 

 

이 장면입니다. 산드라 휠러 연기 정말 굳ㅠ

 

 

 

 이네스 콘라디(산드라 휠러)는 커리어 우먼입니다. 지금 한창 바쁘고,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다지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단계에 있는 상태이지요. 그런 그에게 외로운 아빠 빈프리트 콘라디(페테르 시모니슈에크)가 불쑥 찾아옵니다. 그리고 바쁜 딸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머지 가발을 쓰고 토니 에드만이라는 가명으로 딸 주변을 맴돕니다. 영화는 그 과정에서 시종일관 장난을 쳐대는 뻔뻔한 아빠와, 어쩔 줄 몰라하며 어찌저찌 상황을 수습해가는 딸의 모습을 담은 코믹영화입니다. 꽤나 그럴듯한 웃음을 주는 장면이 많이 나와 영화관 분위기가 좋았었습니다. 올해 칸 영화제에서도 열렬한 호평을 받은 영화입니다. 영화제 특성상 코미디라는 장르가 희귀한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는 코미디였지만 결국 결말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자신의 일과, 사람들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매일 고군분투하는 딸을 위해, 줄 수 있는 게 웃음밖에 없던 아빠의 장난은 때론 도가 지나쳐 딸의 분노를 사기도 했었습니다만, 결국은 딸이 아빠의 진심을 이해하며 영화는 마무리됩니다. 영화 마지막 즈음 털짐승의 탈을 쓴 아빠와 딸이 포옹하는 장면은 가슴이 정말로 뭉클했습니다. 코미디 영화에 흔히 나오는 패턴이었지만 다른 영화와 달리 그 과정에서 나온 상황과 갈등들이 일상적인, 누구나 겪어 봤을 그것들이라 특별했던 것 같네요. 정말 좋은 영화는 역설적으로 영화 같지 않은 영화, 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정말 재밌는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코미디 안 좋아하는데 이런 수준의 개그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재밌을 뿐만 아니라 아버지의 역할, 웃음의 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HumorWi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