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기로 가장 피해를 본 영화는?
11월 3주차 한국 박스오피스 들여다보기 (11/15~11/21)
수능 연기는 그야말로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무엇보다 먼저 안 그래도 힘들었을 수험 기간을 한 주 더 보낸 올해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에게 고생하셨다는 말을 전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이 하루를 앞두고 갑자기 연기되다니. 우리나라에 과연 수능을 하루 앞 둔 수험생만큼 수능 연기에 대한 충격이 컸던 사람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에 비할 바는 아니었겠지만, 수능 기간을 노려 영화 개봉 시기를 맞춘 영화의 관계자들도 꽤나 충격이 컸을 것이다. 1년에 1500여 편의 영화가 개봉하는 요즘은(*2016년 총 1573편 개봉, 2017년 현재(11/23)까지 1584편 개봉) 영화의 흥행 여부가 한 주 만에 판가름 나는 시기이다. 웬만한 영화도 개봉한 뒤 한 주만 지나면 다음 주에 개봉하는 영화에게 상당수의 스크린을 넘겨줘야 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어떤 영화 관계자가 수능 끝난 고3 관객들을 타깃으로 삼아 수능이 끝난 주에 개봉을 하려는 전략으로 영화를 준비했다면, 수능 연기는 그 관계자들에게 수능생들이 느낀 것과 맞먹는 충격을 선사했을 것이다. 아무리 그래도 수능생과 감히 비교할 수 있겠나 싶겠지만,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16년 한국영화 편당 평균 제작비가 24억 원, 한국상업영화 편당 평균 제작비가 45.5억 원인걸 감안하면 꽤나 큰 부담이 아니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24억 원어치, 45억 원어치 충격이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순위 |
영화명 |
개봉일 |
관객 수 |
국적 |
배급사 |
등급 |
1 |
저스티스 리그 |
2017-11-15 |
1,273,765 |
미국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12세이상관람가 |
2 |
해피 데스데이 |
2017-11-08 |
495,351 |
미국 |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 코리아(유) |
15세이상관람가 |
3 |
7호실 |
2017-11-15 |
299,404 |
한국 |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
15세이상관람가 |
4 |
토르:라그나로크 |
2017-10-25 |
264,631 |
미국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유한책임회사 |
12세이상관람가 |
5 |
부라더 |
2017-11-02 |
129,494 |
한국 |
메가박스(주)플러스엠 |
12세이상관람가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017년 11월 15일부터 2017년 11월 21일까지 관객 순위>
11월 셋째 주 영화 시장의 1위는 11월 15일에 개봉한 <저스티스 리그>가 차지했다. <저스티스 리그>는 SNS나 입소문 등을 통해 호불호가 갈린 영화이고, 최근 히트 친 <토르:라그나로크> 등의 마블 시리즈에 비해 영화의 완성도가 좋지 않다는 평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 첫 주 1위를 기록했다. <저스티스 리그> 입장에서는 수능 연기는 악재일수도 있지만 호재라고 판단할 확률도 있다. 영화가 생각보다 흥행하지 못한 이유를 작품의 완성도가 아닌 수능 연기 탓으로 돌릴 핑계 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2위는 공포 영화 11월 8일 개봉한 <해피 데스데이>이다. <해피 데스데이>는 우리나라에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감독이 연출하고 역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가 출연한 저예산 영화이지만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져 지난주에 개봉했음에도 관객이 꾸준히 찾아온 케이스이다. 올해 히트한 영화 <겟 아웃>과 비교되기도 했고, <애나벨 2>, <그것>에 이어 한국에서 저비용 공포영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이다. 어느 정도 수능 특수를 봤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해피 데스데이> 입장에서는 이정도 흥행이면 충분히 거둘 만큼 거뒀다고 생각할 것 같다.
이 순위에서 가장 주목해야하는 것은 3위를 기록한 <7호실>이다. <7호실>은 엑소 멤버 디오(D.O.),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걸로 화제가 된 영화이고, 엑소는 아시다시피 십대, 이십대 초반 여성 다수에게 절대적인 존재이다. 그런 엑소의 멤버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영화관을 찾을 이유를 만드는 강력한 캐스팅이 장점인 영화이다. 또한 CGV 공식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11월 23일까지 성별 예매 분포가 여성 75.7%, 남성 24.3%를 기록했고, 연령별 예매 분포도에서 10대 8.4%, 20대가 무려 56%를 기록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만약 수능이 제 시기에 치러졌다고 가정한다면, <7호실>은 더 많은 관객 스코어를 기록했을 확률이 다분히 높다. <7호실> 관계자들 입장에서는 수능 연기가 굉장히 뼈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가정에 불과하고, <7호실>이라는 영화 자체가 매력이 없는 영화일수도 있지만, 11월 22일에 개봉한 현빈 주연의 영화 <꾼>이 수능이 끝난 오늘(11월 23일) 하루 만에 22만 명의 관객 스코어를 기록한 것을 보면, 다시 한 번 <7호실> 입장에서 마음이 쓰라릴 것 같다. 2017년 11월 23일, <꾼>은 한국의 총 2575개의 스크린 중 1209개 스크린을 가져갔고, <7호실>은 294개의 스크린을 가져갔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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