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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보고 잤고, <플로리다 프로젝트>에 대하여 글을 썼다. 다 쓰고 나니 5천자가 다 되었다. 내가 썼던 글 중에 가장 긴 글이 아닌가 싶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세네시쯤 시작해서 일곱시 반쯤 마쳤던 것 같다. 짧은 마감시간에 맞춰 글을 마무리 하는 직업 글쟁이가 된 기분이었다. 오늘은 뭔가 해낸 것 같아 나에게 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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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씨네21 송경원 기자의 <플로리다 프로젝트> 글을 봤고, 감탄했다. 술술 읽혔다. 기교도 느껴지지 않았고, 기가 막히게 잘 썼다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뭔가 대단한 글이었다. 마치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처럼. 게임을 하고 한겨레21 하어영 기자의 <더 포스트> 리뷰와 허문영 평론가의 <더 포스트> 리뷰를 연달아 보았다. 혹시 몰라 말하는데 <더 포스트>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이다. 얼마 전 즐겨듣는 팟캐스트 <시네타운 나인틴>에 출연한 하 기자. 그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이 글을 보고 관심을 가지게 됐다. ‘기자는 ‘물먹고 반까이(挽回)’할 뿐이다‘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하 기자는 <더 포스트>를 빌려 본인 혹은 본인이 소속된 언론사의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의 활약을 겸손한 척 회고하고 있었다. 뭐 그럴만한 일이었으니 박수를 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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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평론가는 <더 포스트>에서 특히 회의 장면에 주목했다. 확실히 다른 어떤 영화보다 회의 장면이 많이 나오는 영화이다. 나도 회의를 좋아한다, 고 생각한다. 음. 얼른 회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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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런 식의 일기라면 나도 안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은 긴 글을 썼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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