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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어른도'가끔' 애니메이션을 봐야하는 이유. <도리를 찾아서>

 

도리를 찾아서 (Finding Dory, 2016)

 

 

 

 

 

  애니메이션 영화를 (굳이 돈 내고 영화관에서) 보지 않게 된 이유는 뭔가 현실을 깨닫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영화 특성상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야하는데 일단 ‘어차피 결말은 해피엔딩’ 자체가 볼 이유를 없애기도 했지만, 더 큰 것은 현실엔 해피엔딩이 별로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저는 일단 영화는 픽션/논픽션을 떠나서 현실을 담아야 좋은 영화(돈을 지불할 만한)라고 생각하구요, 또 두 시간동안 현실과 달리 이뤄지는 정의구현을 보며 힐링하는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이 장르는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렇다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비하하는 건 아니에요.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겨 보는 어른들을 무시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 영화를 보고 어른도 가끔은 이런 영화를 봐야한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에요.

 

 

  <니모를 찾아서>를 봤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도리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물고기예요. 영화는 도리가 작은 물고기였을 때 부모님과 지내던 시절을 보여주며 시작해요. 도리도 가족이 있었고 그걸 갑자기 떠올리게 된 도리는 니모와 니모 아빠 멀린과 함께 먼 바다로 가족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도리는 결국 가족을 찾게 될까요^~^? 영화에서 직접 확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어쩌면 우리(어른)도 도리처럼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애니메이션 영화는 성장기인 어린 아이들을 위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어른들 입장에선 기본적인 교훈들을 담고 있어요. 차카게 살자, 부모님을 사랑하자, 어려움에 처한 물고기는 도와주어야 한다, 같은 것들이요. 우리들이 보기엔 너무나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우리는 이런 것들을 마치 까먹은 것처럼 잘 지키지 않거나 뒷순위로 미루며 살아요. 그래서 우리도 가끔은, 선택의 순간에 착한 선택을 하는 캐릭터들이 나오는 이런 영화를 보며 어릴 적에 배운 교훈들을 다시 떠올려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기억을 잃어버린 도리는 어떤 특정 단어나, 특정 상황을 겪을 때 불현 듯 옛 기억을 떠올리곤 해요. 저도 미래 언젠가 물고기나 문어, 고래 등 도리를 도왔던 어류들을 봤을 때 한 번이라도 착한 교훈들을 문득 떠올리게 된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좀 더 착해질 수 있으니까요. 생각해보니 지금의 저는 아쿠아리움 정도는 가야할 것 같은데.. 저랑 아쿠아리움 가실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