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것: 바벨250 1회 (tvn 2016년 7월 11일 첫방)
사전 정보 없이 일단 재생을 눌렀다. 그러다 출연자가 한 명씩 등장하고 이 프로그램이 뭘 보여주려는 지를 깨닫고 나서 무릎을 탁 쳤다. ‘정말 재밌겠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벨’은 창세기에 나온 이야기이다. 인간들이 하느님에게 도전하고자 하늘에 닿을 높은 탑을 쌓는데, 이를 보고 분노한 하느님이 그들의 언어를 모두 다르게 만들어 그들을 와해시켰다는 내용이다. 신이 바벨탑 건설을 막기 위해 그냥 쉽게(?) 인간의 팔다리를 못 쓰게 만들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그들의 언어를 다양하게 만드는 창조적인 방법을 택하신 것은 그만큼 말이 안 통하는 것이 큰 혼란을 만든다는 것을 아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창세기의 바벨탑 이야기가 탑을 쌓다가 언어가 달라진 이야기라면, <바벨 250>은 그 후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언어가 달라진 인간들끼리 모여 다시 언어를 통합시키는 이야기. 전 세계적으로 250개의 언어가 있는 상황에 그저 출연자 7명이 모여 만드는 ‘통합 언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어차피 별로 상관없을 것이다. 웃자고 보는 예능이니까.
하지만 한편으론 이것이 또 한계이기도 할 것이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끼리 말이 통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상황은 재밌긴 하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반복되면 재미가 떨어질 것이다. 결국은 익숙해진 인물과 상황 속에서 출연자들이 몰입하는 것에 시청자들도 함께 몰입해야 할 것인데, 벌이는 일의 규모에 비해 결과가 보람이 전혀 없을 일을 출연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한다고 해서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아니 애초에 출연자들도 대충 만들지 않을까? 첫 5분만에 재밌겠다라고 느꼈던 느낌은 끝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과연 시청률의 신은 감히 신의 벌을 되돌리려는 이 프로그램을 도와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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