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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영상자료원에 <서편제>를 보러 갔다가, 못 봤다. 전날에 뭘 먹었는지 탈이 난 것이다. 5분 전에 겨우 영상자료원에 도착했는데 영화를 앞두고 갑자기 배가 아팠다. 이대로라면 분명 큰일이 날 것만 같았다. 영상자료원은 정시가 지나면 입장조차 안 받아주는 곳이기에 아쉽게 포기했다. 아마 <서편제> 영화관 관람은 앞으로 힘들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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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FILO) 2호가 나왔다. 2호에는 <원더스트럭>, 〈클레어의 카메라〉, 〈슬랙 베이〉, 〈레디 플레이어 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쓰리 빌보드〉, 〈팬텀 스레드〉, 그리고 〈더 포스트〉에 대한 글이 실렸다고 한다. 이번에는 1호와 달리 본 영화가 많고, 근작이 많아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정성일 평론가는 〈더 포스트〉와 〈팬텀 스레드〉에 관한 글을 썼다고 한다. 글의 제목은 ‘유령과 그림자, 혹은 한 번 더, 라는 행위에 관하여’. 유령과 그림자는 그렇다 해도, ‘한 번 더, 라는 행위’는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더 포스트>와 <팬텀 스레드>는 어떤 점에서 같이 엮일 공통점 혹은 유사점을 갖고 있을까. 제목만으로도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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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는 또 새로운 신인 평론가의 글이 실렸다. 이름은 ‘한창욱’. 근데 검색해보니 딱히 신인은 아니셨다. 한예종 영상원 출신에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영화비평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지난 호에 김병규 씨는 진짜 신인 느낌이었는데, 리얼 그런 신인이 찾기 힘든 모양이다. 신인 코너의 필자가 계속해서 바뀌는 걸로 보아, 매 호 새로운 필자가 등장하는 것 같다. 언제쯤 내 차례가 올 수 있을까. 만약 쓸 수 있게 된다면 무슨 영화를 쓸까. 아 생각만 해도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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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 2> 개봉을 앞두고, <데드풀>을 봤다. 개봉 당시 나름 신드롬을 일으켰던 걸로 기억한다. 히어로 무비계의 이단아, 정도의 느낌이었다. 뭔가 대충 예상되는 그림이 있었고, 영화도 그 예상을 벗어나진 못했다. 그리고 예상대로 별로 멋있지 않았다. 히어로가 아닌 척하는 것이 ‘멋’인 캐릭터인데, 나는 그냥 히어로는 히어로인 척하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떠오른 한 줄 평은 ‘이겼지만 못 싸웠다.’ 나는 ‘졌지만 잘 싸운’ 영화가 좋다. <데드풀> 얘기는 내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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