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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사탕>을 봤다. 얼마 전 4K로 리마스터링되어 재개봉했었는데 못 봤다. 봤으면 참 좋았을 텐데. 아무튼 <버닝> 개봉을 앞두고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전부 다 보려는 생각이다. 이제 <초록물고기>와 <오아시스>만 보면 된다. 덕분에 오랜만에 한국 영화를 본 것 같다. 근데 생각해보니 가장 최근에 본 한국영화가 <시>였다. 요즘 옛 작품을 주로 찾아보고 있는데, 볼만한 옛 한국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니면 웬만한 것들은 이미 어느 정도 본 것일 수도. 아니다. 임권택. 임권택 감독님의 영화를 얼른 봐야 한다. <서편제>를 못 본 게 두고두고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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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정보 없이 <박하사탕>을 봤고, 그래서 좋았다. 만약 뭔가 알고 봤다면 싱거웠을 것 같다. 그 설경구의 전설적인 대사 “나 다시 돌아갈래!”가 영화 초반부에 나와 일단 충격이었다. 당연히 영화 마지막에 나오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그 다음엔 과거로 돌아가는 구성에 놀랐고, 1987년 6월 항쟁과 80년 518민주화운동 등 한국의 근현대사까지 거쳐 가기에 더 놀라웠다. <포레스트 검프>가 떠올랐고, 마지막 장면에 설경구가 흘리는 눈물에서는 <달콤한 인생>의 그 유명한 나레이션이 떠올랐다. 아주 달콤한 꿈을 꾸었는데, 왜 눈물을 흘리느냐.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기에, 눈물이 나옵니다. ‘나 돌아갈래!’를 외치던 한 남자. 그는 기차에 치인 순간, 20년 전, 모든 아픔을 겪기 전, 그리고 순수한 첫사랑을 처음 만났던 순간의 꿈을 꾼다. 그리고 이게 꿈임을 자각하고 눈물을 흘린다. 할 얘기가 많은 것 같은 영화다.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주제로. 이창동이 이렇게 정치적인 감독이었다니. 일단 별 다섯 개 때리고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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