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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본격 미국 까는 영화. <도그빌 (Dogville)>

도그빌 (Dogville, 2003)

 

 

 

 

 

 “미국에 가본 적도 없는 당신이 어떻게 미국을 비판하는 영화를 만들 수 있는가?” 라는 말을 듣고 빡친 감독이 다시 한 번 미국에 대한 얘기를 하기 위해 만든 영화라고 한다. 이 영화는 상영 시간 내내 한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데 심지어 이 마을은 뼈대만 있을 뿐, 실제 형체가 없다. 그냥 맨바닥에 선이 그어져있을 뿐이고 배우들은 벽이 있는 듯 집 밖에서 집 안을 보지 못한 척 하고, 집에 들어갈 때는 문이 있는 듯 문을 열고 닫는 척을 한다. “난 미국에 가보지 않았으니 미국 집도 어떻게 생겼는지 그리지 않겠어. 그래도 이게 미국으로 느껴질걸.”이라고 말하듯. 차포 떼고 승부하는 간지가 느껴졌다.

 

 

 그의 영화적 고집은 이해가 갔지만 하고자 하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도 화가 나면 나를 화나게 한 사람들도 똑같이 화나게 하려고 흥분해서 극단적인 말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영화도 상당히 극단적이다. 특히 순수했던 마을 사람들이 모두 하나 같이 악마로 변하는 데, 이는 인간이 보편적으로 그렇다고 느껴지기보다는 '미국사람들'만을 특정해 조롱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이는 모든 인간은 원래 나쁘다는 성악설을 따르는 것인데 라스 폰 트리에는 이런 진부한 성악설 따위를 얘기할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국 3부작을 만들 예정이라고 했고 현재는 2(만덜레이)까지 제작, 3부는 제작 예정이 없는 상태이다. 세월이 많이 흐르기도 했고, 정권도 여러 번 바뀌어 이제 미국을 그만 비판하고 싶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1부는 그저 나 이정도 미국 얘기할 수 있다는 몸풀기였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얘기는 나머지 편을 보고 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