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전 216회
JTBC 2017년 4월 27일 방영
대선이 진짜 이제 얼마 안 남았다, 라는 뻔한 표현으로 시작해보는 이번 썰전 리뷰.
대선 판도에 꽤 영향을 미칠 TV 토론회도 4월 25일자로 4차까지 진행되었다. 다 챙겨보지는 못하고 짤 등으로 보다가 이번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4차 토론만 1부를 풀로 봤다. 가장 핫했던 이슈는 문재인 후보의 '동성애 반대' 선언과, 이를 비판하는 심상정 후보의 신의 '1분 찬스' 한 수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진행된 TV토론회에서는 여러 평가가 있었던 와중에 주로 심상정 후보와 유승민 후보가 그나마 제일 잘했다는 평이 있는 것 같다.
이에 관해 썰전 두 패널은 이번 썰전 216회에서 이렇게 코멘트를 했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들이 공격을 적게 받고 질문을 많이 하기 때문에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 만약 두 후보에게 질문이 몰린다면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유시민 작가 역시 '정말 잘하는 것'보다는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을 후보일수록 잃을 것이 없어서 모험이 가능하다. 하고 싶은 얘기를 강하고 시원 시원하게 주장할 수 있기 때문에 토론을 잘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분석이었다.
우리 엄마도 심상정 말 잘한다고 그러더라. 내가 봤을 때도 그렇게 보였고 심상정 후보가 언젠가는 대통령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이 '언젠가는'이라는 표현이 참 슬프다. 진보정당의 한계랄까. 어쩔 수 없는 지지율의 현실. 어떻게 하면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진보정당의 딜레마다. 썰전 216회에서는 이 딜레마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유시민 "더 진보적인 정당이, 덜 진보적인 정당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의 문제는 30년 간 있었던 문제다."
진보정당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이 두 가지 중 하나, 혹은 병행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다.
1. 덜 진보적인 정당의 표를 뺏어온다.
2. 보수 정당을 강하게 공격해 표를 얻는다.
심상정 후보는 2차토론 때, 1번 전략으로 문재인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자신의 정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당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토론이 끝난 후, 심상정 후보는 자신의 당원들을 포함한 범진보진영 지지자들에게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정권교체가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의 지지율만을 올리기 위한 선택을 했다는 것 비판이었다. 지지율은 올랐지만 엄청난 부작용이 있었다.
3차토론에서 심상정 후보의 태도는 비판자들의 피드백을 수용한 것으로 보였다. 2번 전략으로 홍준표 후보를 강하게 공격했고, 문재인 후보를 향한 색깔론 공세에 문 후보를 호위까지 하였다. 보수 지지자들의 표를 얻고 진보적인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전략. 하지만 이것이 지지율에 실질적 효과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보수 지지자들은 애초에 진보 정당에 눈길을 주지 않을 것이고, 진보 지지자들은 정권 교체를 위해 문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딜레마다. 과연 심상정 후보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진영논리를 떠나 어느 후보든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한 심상정 후보지만,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 속에서 그저 완주하는 것만으로 의의를 두는 게 좋은 선택일지, 앞으로 남은 정치 생활 내내 '콘텐츠는 좋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사라지지는 않을지 걱정된다.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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