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녀 (2017)
감독 : 정병길
- 간단 평가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월드 프리미어> 섹션에 초대된 작품이다. 나름 작품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인데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 이하이다. 영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나름 점수를 줄 수 있겠지만, 그 점수의 대부분이 액션에 치우쳐있다. 오직 액션. 액션을 제외하고 그 외의 것들이 영화의 수준을 낮춘다. 안타까운 것은 액션 또한 다른 영화에 비해 아쉽다는 것.
- 감독
정병길 감독의 전작으로는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 등이 좀 알려진 작품이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다 본 작품이어서 아이러니하게 이 감독의 팬이 되어버린 것 같은데, 실은 본 모든 작품이 별로였다. 앞으로 감독 이름만 보고도 거를 것 같다. 과연 이름을 기억할 것인가도 의문이지만.
- 배우
김옥빈 배우와 신하균 배우의 세 번째 만남이다. 첫 번째는2009년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박찬욱 감독의 <박쥐>, 두 번째는 <고지전>
김옥빈 배우의 ‘액션’연기가 상당한 무기로 평가받는 영화였는데 역시 기대보다는 아니었다. 우선 오프닝 신의 1인칭 시점 시퀀스는 누군가의 손만 나오니 연기라고 할 수도 없을 것이고, 그 외에 액션 또한 새롭지 않았고, 딱히 세보이지도 않았다. <킬 빌>의 우마 서먼과 비교는 감히 할 수 없을 듯. 씨네 21과의 인터뷰에서 김 배우는 "한국 액션 영화 통틀어 숙희가 가장 강렬하고 센 캐릭터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고 하셨으나, 꿈에서 깨시라 조심스레 말씀 드리고 싶다. 액션이 아닌 일반 연기 또한 아쉬웠기에. 좋아하는 배우인데, 아쉽다. 감독을 탓해야겠다.
신하균 배우 또한 내가 정말 좋아하는데, 또 한 번 감독을 탓해본다. 배우보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이 없는 것이리라.
- 그 놈의 액션
액션 장면 기법은 분명 한국영화에서는 새로운 비쥬얼이었다.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한 장면들이 꽤 있었다. 오토바이 씬이나, 마을버스 씬 등. 하지만 신기할 뿐, 인상적이지 않았다. 오프닝 1인칭 시점 또한 보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과연 1인칭의 주체, 액션 당사자의 몸을 직접 보여주는 것보다 더 매력적이냐 물었을 때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 찍느라 고생하셨지만 헛고생하신 것 같다.
편집 때 프레임을 날린 듯 뚝뚝 끊기게 만든 액션씬은 <킹스맨>을 떠올렸고, 떠올림과 동시에 그에 훨씬 못 미쳤다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 최근 개봉한 <불한당>과 비교해도 <불한당>에 손을 들어줄 것이다.
- 스토리
스토리는 논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어차피 액션 보여주려고 찍은 영화인데 스토리 얘기하는 것은 사치다. 포르노 영화에 스토리가 안 맞는다고 누가 뭐라고 안 하는 것처럼. = 스토리도 구멍이 많다는 뜻이다. 하나 하나 집기 귀찮으니 패스.
- 총평
철학도 없고, 이야기에 허점도 많은 영화다. 하지만 한국에서 드문 장르인, 여성 주인공 액션 영화가 탄생한 것은 환영한다. 의미 있는 일을 한 것에는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러나 의미 있는 일일수록 더 신중하고 ‘잘’ 해야 하는 것. 정말 잘 다듬어 속편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감독 먼저 바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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