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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도저히 해부할 수 없는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감독 : 웨스 앤더슨

 

 

 

 

[도저히 해부할 수 없는 영화] : 너무 예쁜 영화. 미장센을 감상하느라 메타포를 분석할 수가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이 영화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면은 찰나에 지나간다. 제로(토니 레볼로리)는 무슈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의 탈옥을 돕기 위해 머리를 쓰는데, 땅을 팔 수 있는 도구를 감옥에 들이기 위해 자신의 연인인 아가사(시얼샤 로넌)가 만드는 케이크, '멘델스'를 이용한다. 멘델스 케이크는 예쁘다. 예쁜 게 큰 매력이고 케이스까지도 예쁜 케이크다.

 

 

 

 

 감옥에서는 보통 간수가 감옥으로 들어가는 모든 물건을 검사한다. 구스타브가 갇혀 있는 감옥도 예외가 아니다. 모든 물건뿐만 아니라 심지어 음식까지도 반으로 가르고 해부한 뒤, 물건 안에 혹시 감옥에 들어가서는 안 되는 물건이 숨겨져 있는지를 확인한다.

 

 모든 물건을 기계처럼 냉혹하게 해부하던 간수 앞에 멘델스 케이크가 놓인다. 그러자 거침없던 간수가 망설인다. 이 예쁜 케이크의 어디를 잘라야 할까, 어떻게 잘라야 이 완벽한 케이크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너무나도 예쁜 물건을 본 간수는 금지품목을 검사한다는 본 목적을 잊어버린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정말 예쁜 영화다. 너무 예쁜 나머지 분석하기 위해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본 목적을 잊게 만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라면 메시지니 뭐니 하는 분석 따위, 그냥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