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이야기

룸은 도처에 있다. <룸 (Room)>

룸 (Room, 2015)

 

 

 머언후웃나알, 내 아이가 나에게 세상을 얘기해달라고 말하면, 나는 그냥 밖으로 데려가 직접 보여줄 것이다. 이것은 트리, 저것은 썬이란다. 이것이 도그, 이건 핫도그.. 하지만 이 영화 속 아이()는 다섯 살이 될 때까지 납치범에 의해 엄마(조이)와 한 룸에 갇혀 있었다. 아이가 세상을 접하는 건 티비와 천장에 있는 작은 창문이 전부. 아무리 엄마가 진짜 이야기를 해줘도 직접 보지 못한 잭은 믿지 못한다. 오히려 엄마를 거짓말쟁이라고 부른.

 

 

 우여곡절 끝에 잭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영화는 세상에 적응하는 모자의 모습을, 룸에서의 생활, 탈출하는 과정만큼 비중 있게 다룬다. 실종되었던 조이가 나타난 것은 화제 거리다. 온갖 세상 것들이 그 둘을 가만두지 않는다. 조이 또한 잭이 적응을 하지 못할까 조바심이 난다. 잭이 다른 아이들처럼 장난감을 좋아하기를 바란다. 잭 앞에 새 레고의 포장을 뜯어주며 강제로 조립하게 한다. 룸의 문만 열리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건만 세상엔 문이 너무 많다. 한 문이 열리면 다음 문이 기다리고 있다. 피해자들은 다시 또 다른 룸 안에 자신을 가둔다. '룸'은 도처에 있다.

 

 

 

 단지 '맛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돼지껍데기나 산낙지를 먹으라고 (작은)강요를 한 적이 있다. 내 아이도 마늘은 쓰다고 울겠지만, 몸에 좋으니 먹이고 싶을 테다. 나의 마늘의 문은 어떻게 열렸었지? 막 열어제낌 당해 아직 갇혀있는 내 슬픔이들은 누가 책임지지? 문을 어떻게 젠틀하게 열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답이 나오지는 않지만 내 아이가 태어나려면 아직 멀었으니 계속 생각해봐야겠다. ★★★☆

 

 

 

 

브리 라슨(Brie Larson)은 이 영화를 통해 2016년 제88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