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 것: 쇼미더머니 시즌5 9화 (2016년 7월 8일 방영)
승자1. 씨잼
씨잼이 실수하기를 바라던 애들이 드디어 환호했을 무대. 씨잼이 드디어 첫 실수를 했다. 하지만 이 정도야 뭐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기회는 이때다’ 였는지 아니면 그냥 우연이였는지 코홀트인지 코홀트 친구인지 랩네임이 ‘마이크 어쩌고’인 랩퍼 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 어떤 애가 씨잼 디스곡을 올렸는데 개구렸다. 진짜 듣다가 껐다. 필불청(必不聽) 하길 바란다.
어찌됐든 씨잼의 실수는 그냥 어쩌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하는 한 번의 실수로 느껴졌다. 원래 실수가 반복되어서 실력으로 보이거나, 애초부터 급이 낮아서 한 번의 실수도 그게 실력으로 보이거나 그래야 실수가 치명적으로 느껴질 텐데 씨잼은 둘 다 아니기에 상관없었다. 하지만 씨잼의 간지 중 한 축인 ‘여유’가 조금 상처 입은 듯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게 이해가기도 하다. 그래도 다음 무대는 역시 씨잼답게 잘할 듯!
* 그리고 한 무대에서 씨잼만큼 돋보였던 지코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승자2. 슈퍼비
슈퍼비는 진짜 간당간당하다. 회가 거듭날수록, 좀 더 ‘프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수록 한계가 드러난다. 원래 슈퍼비가 하던 랩 스타일의 특성인지, 아직 미숙한 건지. 좋아하는 랩퍼라 후자였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냉탕에 상어>는 뒷벌스가 좋았는데 그걸 뺀 것도 아쉬웠다.
도끼-더콰이엇은 포기 한 것 같다. 포기라기보다는 이기고 싶지 않은 게 더 맞는 것 같기도. 아니면 애써 스스로의 한계를 외면하는 것 일수도 있겠다. 일리네어가 돈을 벌기 시작했을 때부터 느꼈고 이번 프로듀서 공연 때 또 한 번 느낀 건데, 도끼 랩은 진짜 할 때마다 너무 잘해서 깜짝깜짝 놀라지만 둘의 음악의 깊이는 떨어지는 것 같다. 별로 고민 안 하고 만드는 느낌. 그저 마음 보단 몸을 움직이게 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부디 결승전 무대에서 슈퍼비가 훌륭한 조연 역할을 해주길.
승자3. 비와이
무대 완성도가 너무 좋다. 랩 좋은 건 말하기 입 아프고, 제스쳐까지도 멋있다. 그리고 본인의 능력인지, 그레이의 능력인지 관객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잘 아는 것 같다. 그리고 본인의 취향인지, 그레이의 취향인지, 이번 무대도 kendrick lamar가 떠올랐다. 팬들 뿐만 아니라 동료 랩퍼들에게서도 비와이를 향한 극찬이 쏟아지는데, 이것이 비와이 자체의 능력으로 얻은 것인지, 아니면 켄드릭의 그것을 따라 해서 얻은 것인지 아직은 모르겠다.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아티스트는 아니니 그를 떠올리게 하는 것만으로 박수를 쳐줘야 하는 걸까. 지금까지의 비와이의 결과물에서 켄드릭을 떠올린 적은 없었기에 다음 무대는 정말 비와이만의 무대가 나왔으면 좋겠다.
패자1. 샵건
매드클라운이 아니었으면 여기 까지 못 왔을 텐데, 길매 팀에서 사실 매드클라운이 하는 게 뭐냐?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샵건을 픽업한 것, 이것만으로 뭐 다 한 것 같다. 잘했다는 건 아니고.
근데 이번 무대는 잘했다. 이 잘했다가 랩을 잘했다는 건 아니고 곡에 누 끼치지 않고 잘했다는 거다. 곡은 좋았다. 길이 만든 잘 팔릴 곡이었다. 그리고 역시 피쳐링이 살렸다.
이번 쇼미더머니를 보고 길 음악은 힙합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다. 힙합 아니고 랩 음악은 잘 만드는 훌륭한 프로듀서.
패자2. 레디
랩퍼가 누군가에게 랩으로 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 놈은 자기 힙합한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랩으로 질게 뻔하다 생각 드니까 외모니 옷이니 다른 걸로 승부 보려고 하니까 결과가 20만원이 나온 거다.
애초에 레디는 슈퍼스타K에 나간 경력도 있는 애고 그냥 유명해지고 싶고 돈 벌고 싶은 사람인 것 같다. 그게 쓰레기고 속물이라는 건 아니고. 유명해지고 싶고 돈 벌고 싶은 건 자유니까 신경 안 쓰는데 이번에 이런 루저 태도 보여 놓고 본인이 힙합이라고 하면 그건 까여야 한다. 아무리 못해도 차라리 씨잼 디스한 ‘곡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곡’ 만든 애처럼 걍 내가 짱 하는 게 훨씬 멋있다.(다시 한 번 필불청을 바란다) 레디 앞으로 지켜보겠다.
패자3. 서출구
약간 중2병 기질이 있다. 시즌4에 스스로 탈락했을 때는 약간 그게 멋으로 느껴졌는데 이번 시즌엔 이게 너무 진지병으로 느껴졌다. 인터뷰 할 때마다 길바닥 길바닥.. 길바닥에서부터 지금까지 이뤄낸 것은 정말로 인정한다. 진짜 멋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꾸 자추할 때마다 멋이 떨어진다. 길바닥부터 성공해서 멋있는 사람이 아니라, 멋있기 위해서 길바닥에서부터 시작한 것처럼 보이려고 하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무대는 프로듀싱이 아쉬웠다. 배틀랩이 강한 애인데 좀 그런 쎈 거하게 해주지.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또 진지한 거 시켜서 한계가 드러난 것 같다.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이제 돈 벌고 유명해졌는데 다시 길바닥으로 갈까? 자기가 뱉은 말이 있는데 다시 가긴 해야 할 테고, 가자니 돈은 안 될 테고. 이제 어떤 길을 갈꺼니?
사실상 비와이 vs 씨잼.
씨잼 우승 예상해 본다.
쌈디 자꾸 서문탁 이 드립 치는데 좀 웃겼음ㅋㅋ
박재범 비와이랑 투샷 잡혔는데 비와이도 잘 생겨보임; 역시 남자는 능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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