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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BIFF] 천사와의 약속 / A Pact Among Angels

2016년 부산 국제 영화제 플래시 포워드 부문

 

천사와의 약속  A Pact Among Angels 

 

감독 : 리처드 앵거스 / Richard ANGERS

 

 

 

 헌팅이 인생의 유일한 낙인 한 중년 남성 아드리안이 주인공입니다. 그 헌팅 말고요, 리얼로 순록 사냥을 합니다. 어느 날 헌팅 약속이 파토난 후 집에 돌아가다 아드리안은 우연히 두 명의 십대 소년의 살인 현장을 목격하게 되고, 그들에게 납치되어 먼 길을 떠나게 됩니다. 영화는 뭐 그러다가 서로 점점 알아가고 이해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새롭지는 않지만 영화적 완성도, 연기나 카메라 움직임, 자연 배경 등이 훌륭합니다. 영화제에 어울리는 적당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결말의 방향이 좋았습니다. 고아인 두 명의 소년들의 살인은 우발적인 사고였습니다. 소년들은 사회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었고 여러 다른 위험에 노출된 상태였습니다. 어찌 보면 이 사고는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을 겁니다. 기성세대가 만든 사회가 이 소년들을 위험에 빠뜨리게 한 것이지요. 이를 알게 된 아드리안은 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고 자백하며 모든 죄를 떠안습니다. 이 선택에는 과거 자신의 잘못 때문에 자신의 아이를 잃게 된 그의 과거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청년들은 왜 노력하지 않냐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힘든 지금의 상황이 기성세대의 잘못이 아니라 우리가 노력하지 않은 결과라고 탓을 돌리곤 하죠. 반면 이 영화의 기성세대는 이를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젊은 세대의 짐을 대신 짊어줍니다. 마치 천사처럼요. 영화 제목의 천사가 아마 이를 표현하려 한 것 같은데, 조금 과장된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천사 같은 일을 한 건 부정할 순 없겠네요.

 

 

감독의 첫 장편영화라고 합니다. 엄청난 수작은 아니지만, 멋진 어른이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어야 할지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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