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드런 오브 맨 Children of Men (2006)
감독 : 알폰소 쿠아론
내가 뭘 한다고해서 진짜 바뀌는 게 있나요? 에 대한 답을 주는, 혹은 격려하는 영화 <칠드런 오브 맨>
전세계적인 불임으로, 더 이상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상황. 인류는 혼란에 빠진다.
최고령자의 죽음을 슬퍼하는 현실과는 달리, 세계는 마지막으로 태어난, 가장 어린 사람의 죽음을 슬퍼한다.
이 상황에 주인공 테오도르에게 나타난 한 여자.(극중 이름: 키-kee)
그녀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 열쇠(key)를 가지고 있는, 임신을 한 여자였다.
영화는 kee를 정말로 존재하는 건지 의문인 '인간 프로젝트'의 배인 '미래호'에 탑승시키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테오도르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이를 돕고, 그 과정에서 정말 '미래'가 있는 건지 답을 듣지 못 한 채 죽음을 맞이한다.
미래가 있다는 믿음만으로, 절대자가 존재한다면, 아직 인간을 버리지 않았을 거라는 신념만으로, 그들은 기꺼이 목숨을 바친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과거에 묶여, "운명이 정해져 있다면 왜 싸워야 하냐"며 모든 걸 포기하고 무기력하게 살고 있던 테오도르도,
이 여정을 통해 변하게 되지만, 끝내 '인간 프로젝트'가 존재하는지 확인하지 못 한 채 죽게 된다.
kee는 결국 자신의 아이와 함께 미래호에 탑승하게 된다.
그 자체로는 해피엔딩이지만, 이를 도왔던 사람들이 믿음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고 모두 죽고 마는 결말에 대해, 야속하다고 느낄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결말을 통해 또 다른 희망을 얻게 되었다.
우리는 보통 뭔가 시작하기 전에 그 결과를 알고 싶어 한다.
되는 일을 하고 싶어 하고, 안 될 것 같은 일은 시작하기를 꺼린다.
"신을 믿으면 정말로 천국에 갈 수 있는 건가요."
"내가 투표한다고해서 세상이 정말 바뀔까요."
비겁한 생각일수도 있지만 비난할 수도 없다.
누구나 이런 생각을 마음속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칠드런 오브 맨>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너의 행동이 뭔가 대단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너는 결과를 알지 못 한 채 죽을 수도 있다. 미래호를 보지 못 한 채 죽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틀림없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라. 네 노력으로 뭔가 바뀔 수 있으니 맞서 싸워라.
"휴먼 프로젝트 진짜 있는 거 맞아?"
"그러길 바래야지."
엄청난 롱테이크 씬으로 유명한 영화다. 그리고 그에 못지 않게 가지고 있는 메시지도 너무나 훌륭한 영화.
특히 정말 그 무언가가 정말로 결실을 맺은 우리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탠 사람이라면, 더 와 닿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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