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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기 위해 스티븐 스필버그의 필모를 보는 것을 잠시 멈추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을 봤다. 1980년 영화. 잭 니콜슨 주연. 갑자기 큐브릭 감독의 영화를 본 이유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 <샤이닝> 관련 뭔가가 나온다는 얘기를 들어서이다. <샤이닝>을 본 사람이라면, RPO의 한 장면에서 조금 더 웃을 수 있다고 한다. 이정도면 볼 충분한 이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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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떠나서 <샤이닝>은 영화 역사상 기념비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역시 닳고 닳도록 봐야하나 부끄럽게도 이번 <샤이닝>이 내가 본 그의 첫 작품이었다. <샤이닝>은 엄청난 공포영화이다. 공포영화이지만 혐오스러운 장면이나 귀신 등을 보여주면서 놀래키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품격이 흘러넘친다. 오직 장면과 사운드로 나의 온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 감독도 감독이지만 잭 니콜슨의 표정이 큰 역할을 하는 것도 사실이다. 잭 니콜슨은 열 번이 넘게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을 정도로 대단한 배우라고 하지만.. 음 난 처음 봤다. 그래서 더 인상적이었다. <차이나타운>(1974),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배트맨>(1989), <어 퓨 굿 맨>(1992) 등 앞으로 볼 잭 니콜슨 배우의 영화가 많다. 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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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이유는,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들에 전부 잭 니콜슨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상상 속의 바텐더와 대화하는 장면. 아내에게 화를 내는 장면들. 그리고 마지막에 도끼로 화장실 문을 부순 뒤 얼굴을 내밀며 “Johnny's here~”. 공포스러운 영화라 이런 장면들만이 기억에 주로 남았지만, 비유적으로도 상당히 많은 상징들이 숨어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징에 대한 분석은 아마 한 번 더 봐야 할 수 있을 것 같다. 허나 이 엄청난 공포 영화를, 두 번째로 본다해서 과연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을는지. 자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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